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은 바이러스가 간에 침입하여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원인 바이러스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대표적으로 A형,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있다. 이 때 사용하는 A, B, C형은 개인의 혈액형과는 무관하며,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한 연구자가 바이러스를 발견된 순서대로 영어의 첫 알파벳들로 이름지었을 뿐이다.
A형 간염은 경구로 전파되고 간수치가 높아지면서 구역감, 피로, 발열, 몸살, 황달이 생길 수 있으나 만성 질환으로 넘어가지 않는 특징이 있다.
B형, C형 간염은 반대로 간수치가 경한 증가를 보이거나 정상인 경우가 많고, 피로감, 소화불량 등의 가벼운 증상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다. 하지만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이 만성적인 질환의 경과를 밟고 간경변증이나 간암의 위험이 있어 주기적인 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간경변증이나 간암의 원인의 70%가 B형간염이므로 B형 간염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B형 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3억 5천만명의 만성 감염자가 있고 매년 60만명 이상이 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중요한 질환이다. 주사 바늘이나 혈액 투석, 성접촉 등을 통해 외부에서 감염되는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감염이 태어날 때 모체로부터 감염되어 발생한다. 다행스럽게도 1983년 예방접종이 처음 사용된 이후 B※형 간염 감염률은 크게 감소하여 10세 이상의 인구에서 감염률이 3%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B형 간염은 흔히 보균자로 알고 있는 면역 관용기나 면역 비활동기 때는 복부 초음파와 혈청 알파태아단백 검사로 6개월마다 검사를 하면 되지만, 간수치가 증가하는 면역활동기나 면역탈출기 때는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B형 간염으로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시작하면 평생 약을 복용하게 되게 되는데 이는 다음과 같은이유가 있다.
첫째, 현재까지 개발된 약으로는 간 내 바이러스를 완전히 박멸시킬 수 없다. C형 간염의 경우, 약을 2-3개월 복용하면 완치가 가능한데, B형 간염은 아쉽게도 그렇지 못하다. 근본적으로 B형과 C형 간염의 바이러스가 서로 다른 종류이기 때문이다.
둘째, 약을 복용함으로써 바이러스 증식을 최대한 억제시킬 수 있고 혈액 내 바이러스가 검출이 안 되도록 할 수 있다. 이렇게 하였을 때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의 위험을 낮출 수 있음은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 되었다.
셋째, 약을 중단하면 바이러스 농도가 이내 다시 증가 할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 간염이 갑자기 나빠져 위험해 질 수 있다.
만성 B형 간염자인 경우 예방접종 효과가 없으므로 B형 간염 접종 대상은 아니나 A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없다면 A형 간염 예방접종을 시행해야 한다. 왜냐하면 B형 간염자에서 A형 간염이 중복해서 발생할 경우 일반인에 비해 사망률이 5.6~29배 증가하기 때문이다.
만성적인 음주는 음주 그 자체로 간경변증과 간암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B형 간염이 있는 환자에서는 간경변증과 간암의 위험을 더욱 증가시킨다. 적은 양의 음주도 위험도를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철저한 금주가 요구된다. 여러 연구에서 흡연과 간암의 연관성이 확인되었으므로 금연이 또한 권고되며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으로 인한 대사증후군과 지방간질환이 동반된 경우 B형 간염 환자에서 간암 발생이 증가하므로 식습관과 생활습관의 관리가 필요하다.
B형 간염은 아직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바이러스 감염병이고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병이다. 지금까지 많은 약제 개발을 통해 현재 사용중인 치료 약들은 항바이러스 성적이나 약제 내성 발생 면에서 이전 약들보다 월등하나 B형 간염 바이러스의 박멸을 이루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B형 간염 완치를 목표로 세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머지 않아 B형 간염을 정복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그 때까지는 정기적인 검사와 필요시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질병의 진행과 합병증의 발생을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함을 기억하자.
※ 청아병원 내과 진료문의 : T.230-1541